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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갑갑했던 속이 뻥~ 김치 국물의 신비로다

살라이마리꼼 2008. 1. 6. 13:40
갑갑했던 속이 뻥~ 김치 국물의 신비로다

신마님의 맛집 수다

>> 리북손만두

'해야 해야 나오너라 /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장구 치고 나오너라'. 함경도 북청지방의 전래동요입니다. 옛날엔 요 노래가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김치말이 국밥이란 은근히 역사가 깊은 음식이구나. 부모님 말씀이, 잠 안 오는 겨울밤에 밤참으로 즐기던 것이라고 하시네요. 말간 동치미 국물이나 뻘건김치국물에 송송 썬 김치와 찬밥 한 덩이를 넣고 참기름이며 깨소금 등으로 간을 해 훌훌 먹었다고 합니다. 에고, 밤에 그런 걸 먹으면 그다음날 얼굴이 장난 아니게 부을 것 같은데… 하여간 맛난 김치말이 국밥, 특히 외국 여행 중 우울하게 빵 쪼가리를 씹다 보면 머릿속에 마
구마구 떠오르는 새콤 시원한 김치말이 국밥~ 우리 모두 무교동 리북손만두로 달려가 훌훌 마셔보아요!

이곳 리북손만두는, 어른 주먹만한 이북식 손만두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김치말이 국밥으로 더 유명해진 가게입니다. 더운 여름은 물론이고 후덜덜 추운 한겨울에도 자꾸만 생각나는 왕 중독성 김치말이 국밥! 어쩜 이 시내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꿋꿋하게 옛날 한옥집 그 모양 그대로 유지하며 장사를 하고 계시는지 존경스럽기까지 한 식당입니다. 무교동 빌딩 숲 속에 이런곳이 있다니 말여요. 자자, 김치말이 국밥 등장! 양이… 양이 장난이 아닌데?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빠알간 김치국물에 찬밥 풍덩, 아삭아삭 잘 익은 김치듬뿍, 오이 샥샥 깨소금 솔솔, 그리고 얼음덩어리도 둥실~ 한겨울 아랫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먹으면 더 좋겠다. 아파트에 살아서 아랫목이 없긴 하지만요 흐흐… 젓갈을 쓰지 않는 이북식 김치라 깔끔 시원한 맛. 김치국물에 사골국물을 섞고, 거기에 살짝 설탕으로 단맛을 더한 듯합니다. 역시 맛있어, 김치말이 국밥! 그뿐인가, 거대한 크기의 이북식 손만두도 맛이 좋아요. 식당 이름이 리북손만두인데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처음엔 애걔? 딸랑 세 개만 나온단 말야? 하며 좀 섭섭해했더랬지만 먹다 보면 어휴, 속이 금방 든든해집니다. 어른 주먹만한 크기인걸요.


두툼하고 투박한 만두피 안에는 고기와 다진 두부, 숙주나물과 파 등의 소가 들어 있고, 만두 위에는 사알짝 참기름을 뿌려서 내주는데, 집에서 만든 만두마냥 담백하고 소박한 맛입니다. 빈대떡 맛도 안볼 수 없죠! 그때그때 일일이 부쳐 나오기 때문에 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그만큼 바삭하고 따끈하게 맛볼 수 있는 맛난 빈대떡입니다. 양념간장 대신 짭짤한 조개젓을 주시는데, 거기에 빈대떡을 푹 찍어 먹으면 아아아주 맛나용~ 바삭바삭 빈대떡 한입 먹고 살짝 기름져진 입은 김치말이 국밥 국물 한 숟갈로 순식간에 싸악 씻겨나갑니다.

빈대떡 한입 김치말이 국밥 한입 만두전골 한입 다시 빈대
떡 한입… 끝이 없다 끝이 없어. 점심땐 항상 손님이 많아 기다려야 하지만, 회전속도가 빠른 편이라 금세 자리가 납니다. 어른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실 땐 토요일로 날을 잡아주세요. 모두 평일에 비해 상당히 한가 하거든요. 전통 한옥을 개조해 만든 식당이라 어른들께서 좋아하실 만한 분위기입니다. 실제론 그다지 넓지 않은 가게인데도 불구하고 여유롭게 느껴지네요. 한옥의 신비로다!

●전화번호: (02)776-7350
●찾아가는 길: 무교동 코오롱빌딩 근처, 편의점과 제일가든 사이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세요.
출처 : 영혼이 쉬는 의자
글쓴이 : 무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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