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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 빚이 이렇게 많았어

살라이마리꼼 2007. 6. 26. 17:15
[재무설계]"우리 빚이 이렇게 많았어?”
 
[뉴스메이커] 2006년 09월 15일(금) 오전 10:16 
 
 
소득이 많아도 계획 없이 대처하면 부채는 절대 줄지 않아
빚이 많다고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빚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재무상담은 단지 금융적인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가정생활 전반의 깊은 정보가 오간다. ‘돈을 소재로 한 인생론’ 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상담사례에는 삶의 애환이 담겨 있고, 때로는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대목도 있다.

재무상담사에게 이런 깊은 사연들을 다 털어놓고 상담을 받으려면 제일 중요한 게 신뢰다. 미국 재무설계위원회(FPSB)가 2004년에 실시한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고객이 재무상담사를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신뢰(97%)라고 한다. 다음은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가 하는 점(96%)이고, 그 다음은 상품 판매보다 상담을 중요시 하는 점(95%)을 꼽았다.

미국에서는 부부의 성생활보다 가정의 돈 문제를 남에게 얘기하는 게 더 불편하다고 한다. 우리 사회도 점차 그런 경향을 보인다. 돈 문제 가운데서도 빚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빚이 많다고 걱정만 한다거나 자포자기할 게 아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서라도 빚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부채 목록만 13개 보통 남자가 사회생활을 더 많이 하는 터라 상담계약을 남자 고객과 한다. 포도에셋의 재무상담 원칙상 부부가 함께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부인이 거세게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반응은 이렇다. "내가 돈을 어디 딴 데 썼다고 그러는 거요?”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남자에게 마이너스 통장 등 말 못할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아씨(가명·32)는 직장 선배 소개로 재무상담을 받기로 했다. 본인이 돈 관리를 맡고 있고 남편은 직장 일로 출장이 잦아 재무정보 수집은 부인하고만 진행했다. 재무정보 수집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 대목에서 부인의 아픔이 있었다.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로 월 소득은 470만 원 정도 된다. 그런데 결혼 전부터 각자 어느 정도 빚이 있었다. 결혼 후 임대아파트로 들어가면서 부채가 더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빚이 훨씬 더 늘어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2~3년 고생하면 다 해결되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게 문제였다. 1억 원이 넘는 빚, 부채 목록만 13개다.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만 가는 빚을 매달 열세 곳에 쪼개 갚아나가는 고통을 부인은 감내해야만 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재무설계 최대의 적‘잘 되겠지~’ 대부분 고객과 마찬가지로 이 가정도 정확한 계획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맞벌이로 소득이 제법 되니까 잘 해결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소득이 많고 계획이 없으면 지출도 늘어나는 법이다. 그런 상황에서 장래 계획은 전혀 없을 수밖에. 5년 후 임대아파트 분양자금, 남편의 대학원 학자금, 자녀교육, 대출 바꾸기, 은퇴 후 계획 등등. 듣는 재무상담사보다 말하는 고객이 더 앞이 캄캄해지는 눈치다. 더 힘들게 할 것 같아 말하지 않으려 했으나 원칙을 지키기로 했다. "이 상태에서 두 분 가운데 한 분이라도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다면….” 보장성보험도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비상담을 여기까지 하고 분석과 계획을 세우는 본상담 때는 남편도 꼭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1000만 원을 10년간 5% 고정금리로 대출 가정시 상환방식 비교
주말에 어렵게 부부상담이 이뤄졌다. 남편은 무덤덤하게 들었다. 부채목록을 설명하자 한마디 한다. "빚이 이렇게 많았어?” 그렇다. 그동안 남편은 성실히 직장생활만 했을 뿐 빚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 통 몰랐던 것이다. 말없이 빚 관리하며 맘 고생했던 부인의 심정을 이해하는 눈치다. 소리 없이 흐르는 부인의 눈물을 피해 눈 둘 곳을 찾느라 힘들었다. 그리고 이제 대안을 찾을 단계다.

금리보다 중요한 건 상환계획 대부분 가정에서 대출 받을 때 우선 먼저 고려하는 것이 대출금리다. 제1금융권에서 가장 싼 금리를 찾는다. 물론 1%라도 금리가 낮은 대출을 고르는 게 중요하지만, 정말 고려해야 할 것은 상환계획이다.

대출도 은행에서 판매하는 하나의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사거나 냉장고를 살 때처럼 대출상품도 꼼꼼히 비교 분석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빌리기에만 급급하여 금리만 고려한다면 적잖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만기일시상환,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원금균등분할상환의 3가지 상환 방식에 따라 이자비용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자비용이 가장 작은 대출은 원금균등분할상환이다. 상환계획이 미리 잘 잡혀 있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환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지출 분석을 통한 상환계획 짜기 상환계획은 현재의 소득, 지출현황, 가용자금, 소득의 안정성과 증가율 등을 분석한 다음 가능한 월 상환액을 정하고, 이자비용을 최소한으로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부채항목이 은행 외에 보험사의 약관대출, 제2금융권 대출, 지인의 개인사채, 회사복지기금대출 등 여러 항목에 걸쳐 있을 때에는 즉시 상환하여야 할 것, 우선 상환하여야 할 것, 장기 상환하여야 할 것, 현재 대출을 유지해야 할 것 등으로 상환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다.

소득을 분석한 결과 남편은 연구단지에서 근무하면서 현재 석사과정 중이며, 배우자는 사립학교 교사로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과 증가세를 보인다. 지출은 미래를 위한 투자지출이 많았고 대출의 월 상환액 규모는 지출 대비 약 30%였다.

제시한 상환전략은 다음과 같다.

▲즉시상환대출 -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을 분석한 후 금융자산의 리모델링를 통하여 약 1130만 원의 가용자금을 확보하여 즉시 상환하여야 할 부채 정리.

▲우선상환대출 - 금융자산의 리모델링을 통한 기회비용 일부를 우선 상환하여야 할 부채에 투입.

▲장기상환대출 - 투자형태의 대출은 장기상환.

▲현 대출 유지 - 학자금 및 회사복지대출금 등 1~3%대의 저금리 대출은 유지.

새로운 대출상환 계획을 실행하게 되면 지출 대비 대출상환액 비중은 30%대에서 25%로 줄어든다. 또 연간 1690만 원을 상환해왔는데 5년 후에는 230만 원으로 감소하고, 이자비용도 1200만 원 정도 절감하게 된다.

무이자대출을 우선상환대출로 분류한 까닭은 상환계획을 단지 금융지식에 의해서만 짜지 않았다. 재무상담사와 고객의 인생관 교감에 따라 상환계획은 달라질 수 있다. 재무상담사는 남편의 누나에게서 빌린 무이자 빚을 장기상환이 아니라 우선상환으로 분류하자고 제안했다.

금리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부인이 지고 있는 시댁에 대한 정신적 부담을 덜자는 뜻이다. 상담사의 이런 설명을 들으며 남편도 부인의 그간 마음 고통을 이해하게 됐다. 상담결과 월 상환비용이 줄어들면서 자녀 교육자금, 남편 박사과정 진학비용, 위험관리 및 노후대비 저축이 점차 증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막연했던 부채 상환이 가능해지고, 장기저축과 주택구입 등 실행계획이 세세하게 잡혀 마음의 불안이 덜어졌다는 점이다.

보통은 빚을 숨기려 하고 구체적인 금액 또한 잘 밝히지 않는다. 한창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에는 부채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문의하고 검토할 때 다양한 해결방법이 떠오르고, 부채가 늘어나지 않게 된다.

이광구<포도에셋 기획팀장>
출처 : 에너지환경
글쓴이 : howm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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