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렌지 위에 사골국을 올려놓고 깜박 잊고 시장을 다녀왔어요. 사골국이 다 타버려 집안이 엉망이 되었답니다. 뼈가 탄 냄새가 사라지질 않아 온 식구에게 지청구를 듣고 있어요”
“말도 마세요. 전 핸드폰을 냉동실에서 찾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랍니다”
“건망증도 건만증이지만, 전 밤마다 시트를 갈아야 할 만큼 식은땀이 나 잠을 설치고 있어요”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는 홍조 증상은 어떻구요?”
폐경기가 가까워 오거나 그즈음을 겪고 있는 주부들의 하소연이다.
사람의 성장발달 단계에 따라 몸도 마음도 달라진다.
성적으로는 가장 급격하게 변화를 겪을 때가 사춘기와 사추기라 할 만하다.
성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시작하여 몸과 마음이 그에 적응하느라고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사춘기 뿐 아니라, 성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사추기는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기 일반이다.
건강하기만 하면 평생 생식을 할 수 있는 남성에 비해 여성은 생식 기능이 없어지는 폐경기의 변화는 잘 대처하고 현명하게 관리하지 않는다면 심하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필요하다(물론 남성도 30대가 지나면서 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기 시작하니 적절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심하게 갱년기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폐경기란 말 그대로 ‘월경이 없어지는 시기’이다. 사춘기에 월경이 시작될 때와 마찬가지로 폐경이 될 때도 월경이 불규칙하고 양이 변할 수 있다.
결국 시작되는 것과 사라지는 차이이다.
폐경은 몸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폐경과, 질병이나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는 조기 폐경, 난소제거나 자궁적출술을 받은 경우같이 생식기관의 제거 등에 따라오는 인위적인 폐경으로 분류되지만 여기서는 자연스런 폐경만을 다루고자 한다.
흔하게 여성들은 폐경에 꼭 부정적인 증상이 따라온다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기도 하지만 실제 무척 평온하게 폐경기를 겪는 사람도 있으니 미리 걱정할 일은 결코 아니다.
폐경기란 어찌 보면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뇌가 재편성되며 부부관계 또한 재정립이 되는 시기라 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폐경기에 많이 겪는 증상으로 홍조, 야간발한, 가슴 두근거림, 편두통, 유방의 팽창과 통증, 월경과다, 자궁근종, 수족냉증, 배와 엉덩이 부분의 체중증가,성욕감퇴, 질건조증, 성교통, 잔뇨감과 요실금, 피부노화, 골다공증, 신경과민과 우울증, 불면증, 건망증, 월경전 두통 등이 있다.
물론 이 모든 증상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개인차가 심하다. 어떤 사람은 심하게, 어떤 사람은 전혀 모르고 지나기도 하니 폐경기라고 모두 다 괴로운 것은 아니다.
자연스런 폐경기의 경우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호르몬의 변화는 프로게스테론의 점진적인 감소이며, 에스트로겐의 수치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한다.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높아지는 이유는 그동안 한번에 하나씩 난자를 생산하던 난소가 월경이 중단되기 전에 남아있는 모든 난자를 다 소모하려는 것처럼 모든 난포들에게 난자를 성숙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이들어 임신한 산모가 쌍둥이를 잉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반면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하는 이유는 실제로 완전한 배란과정을 수행할만한 성숙한 난자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체내 호르몬의 변화는 성욕을 감퇴시키고, 여성의 질을 건조하게 만들고 질벽을 얇아지게 해서 섹스를 할 때 통증을 느끼게 만들어 성교통을 유발한다.
또 이러한 증상들은 섹스 시 삽입으로 인해 쉽게 상처를 입거나,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성병 등의 질환에 취약하게 하기도 한다. 성교통이 심해지면, 섹스를 피하게 되기도 한다.
이시기의 여성들은 무조건 참고 있지만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섹스를 거부하게 된다.이런 경우 윤활제를 사용하면 성교통을 많이 줄일 수 있고, 호르몬 대체요법의 사용은 질은 다시 탄력을 찾고 분비물이 증가하고, 성욕이 돌아오는 적극적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보통 폐경기가 되면 호르몬 보충요법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당연히 모두 그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처럼 말하지만, 자신에게 심한 증세가 있을 때, 호르몬 보충요법으로 도움받을 만한 정도일 때에나 의사의 도움을 받아 호르몬 보충요법을 사용하는 게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때 유방암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 때문에 지금도 호르몬의 사용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10년 넘어 장기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특별하게 호르몬 때문에 유방암이 생겼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는 게 의학계의 의견이다.
이런 저런 폐경기의 불편함이 있다 하더라도 대개 5년에서 10년 안에 모든 증상은 시작되고 저절로 가라앉는다. 결코 짧지도 않고 지내기 쉽지도 않은 이 시기를 무조건 참고 견딜 것이 아니라 좀더 현명하게 자신의 몸에 맞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폐경기의 증상들은 거의 밀접한 관계라서 한가지 증상이 치료되면 다른 증상도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또 사람마다 몸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찾아내보면 좋을 것 같다.
좀 더 편안하게 폐경기를 넘기기 위해 권하고 싶은 것은, 필요한 경우라면 호르몬 보충요법도 사용하고, 이소플라본과 피토에스트로겐 등 식물성 호르몬이 많이 함유된 두유, 두부같은 콩제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다(콩제품은 갱년기의 남성에게도 무척 좋다).
또 복합 비타민제의 복용과 적당한 운동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사춘기를 잘 이겨냈듯이 사추기도 잘 견디어 낼수 있다’는 스스로의 긍정적인 마음이 폐경기의 여성에게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따뜻한 격려와 위안은 폐경기를 조용히 넘기는데,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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